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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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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생명 가진 모든 존재와 함께 박재일 회장이 들려주는 무위당 이야기 이 글은 2002년 당시 모심과살림연구소 윤형근 사무국장이 무위당 선생과 함께한 ‘원주시절’에 대해 박재일 선생과 대담한 내용으로, 소식지에 실렸던 것입니다. 윤형근 : 『나락 한알 속의 우주』나 『노자이야기』와 같은 이야기 속에서 저희 젊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무위당선생님은 생명사상을 실천하는 인자한 할아버지의 모습인데요. 하지만 생명사상이 나오기까지는 오랜 활동의 경험과 고뇌가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박재일 회장님께서는 1960년대 후반부터 신용협동조합운동, 농민운동, 원주교구 사회개발위원회의 지역사회개발운동, 가톨릭농민회, 원주소비자협동조합, 한살림 활동 등 무위당 선생님과 보조를 같이 하면서, 무위당 선생님이 나타나지 않고 물러서 계시는 입장이라면, 박 회장님..
생산과 소비는 하나다 박재일 *이 글은 2003년 11월 박재일 선생이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생산과 소비는 하나다 한살림 운동을 시작한지 어느덧 17년이 됐습니다.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먼저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처음엔 어떻게 하면 농산물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소비가 뒷받침 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이 길을 모색하다보니까 농산물 거래라는 게 딱 걸립디다. 시장에 가보니까 도저히 그게 안 된다는 게 느껴진 거죠. 이걸 할 수 있는 일은 도시 사람들과 농촌 사람들이 기존 농사 방식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공유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즉 소비자에게는 어떤 농산물이 공급되어야 하는가, 생산자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농산물을 어떻게 생산하고 또 농산물의 정당한 가격 실현은 어떻게 보장받을 ..
좋은 사람들과 맺은 관계가 가장 큰 힘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요즘 무슨 일해요?”부터 묻는다. 나는 “살림해요”라고 답한다. 그러면 더 이상 질문이 이어지지 않는다. 대개 ‘집에서 살림한다’는 말을 ‘일하지 않고 쉰다, 논다’는 뜻으로 생각한다. 사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대답은 “한살림해요!”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이 살림깨나 한다는 소리처럼 들려 차마 입 밖에 내지는 못한다. 살림은 ‘죽임’의 반대말이다. 그래서 살림한다는 말은 생활 속에서 무엇이든 온전히 ‘살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실제로 잘 못하는 일이기 때문에 자꾸 힘주어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살림하는 나는 하루에 두 번, 모두 다섯 컵의 쌀을 씻는다. 이렇게 해서 한 달 동안 우리 부부와 중학생 두 딸이 집에서 먹는 유기농 쌀이 16kg 정도, 일 년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