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좋은 사람들과 맺은 관계가 가장 큰 힘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요즘 무슨 일해요?”부터 묻는다. 나는 “살림해요”라고 답한다. 그러면 더 이상 질문이 이어지지 않는다. 대개 ‘집에서 살림한다’는 말을 ‘일하지 않고 쉰다, 논다’는 뜻으로 생각한다. 사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대답은 “한살림해요!”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이 살림깨나 한다는 소리처럼 들려 차마 입 밖에 내지는 못한다. 살림은 ‘죽임’의 반대말이다. 그래서 살림한다는 말은 생활 속에서 무엇이든 온전히 ‘살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실제로 잘 못하는 일이기 때문에 자꾸 힘주어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살림하는 나는 하루에 두 번, 모두 다섯 컵의 쌀을 씻는다. 이렇게 해서 한 달 동안 우리 부부와 중학생 두 딸이 집에서 먹는 유기농 쌀이 16kg 정도, 일 년이면.. 이전 1 다음